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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고도화되는 차량 조향 기술 – 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의 진화와 세부 기술 비교

by mon-kind 2025. 4. 14.

고도화되는 차량 조향 기술 – 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의 진화와 세부 기술 비교

 

조향 시스템은 단순히 핸들을 돌려 바퀴를 움직이기 위한 장치로만 인식되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차량 조향 기술은 단순 조작을 넘어, 주행 안정성과 핸들링 감각, 자율주행 기술과의 연계까지 포괄하는 핵심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의 보편화 이후, 각 제조사는 조향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독자적 기술을 개발해 왔고, 이로 인해 다양한 세부 기술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EPS 기반의 조향 기술 중 특히 자주 거론되는 R-MDPS, C-MDPS, 가변식 스포츠 스티어링, 액티브 스티어링,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의 구조와 특징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C-MDPS (Column-mounted Motor Driven Power Steering)

C-MDPS는 전동 모터를 **핸들 칼럼(조향축)**에 부착한 방식의 EPS다. 구조가 간단하고 경량화가 가능해 소형차나 중형차에 주로 적용되며, 생산 단가가 낮아 보급형 모델에서 널리 사용된다. 조향 보조력이 핸들축에서 직접 전달되기 때문에 응답성은 빠르지만, 고속 주행 시 조향 피드백이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한계가 있다. 조향 감각의 정밀도보다 실용성과 비용 효율성이 우선되는 차량에 적합하며, 저속에서 부드러운 조작감을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R-MDPS (Rack-mounted Motor Driven Power Steering)

R-MDPS는 전동 모터를 **스티어링 랙(조향기어 박스)**에 직접 부착하는 방식으로, 고급 세단이나 고성능 차량에 주로 사용된다. 조향 모터가 바퀴와 가까운 위치에서 직접 힘을 전달하기 때문에, 조향 반응성과 핸들 피드백이 뛰어나며 고속 안정성이 높다.
R-MDPS는 구조적으로도 진동과 소음을 줄일 수 있어, 정숙성과 승차감을 중시하는 차량에 유리하다. 다만, 구조가 복잡하고 무게가 증가하며 생산 단가도 높기 때문에 중형 이상급 차량에서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가변식 스포츠 스티어링 (Variable Gear Ratio Steering)

가변식 스티어링은 조향 각도에 따라 기어비가 달라지는 시스템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양에 비례해 바퀴의 조향각이 변화하는 방식이다.
일반 주행에서는 안정적인 조향을 위해 느린 기어비가 적용되며, 급조향이 필요한 상황이나 저속 회전에서는 빠른 조향 응답을 제공한다.
이 기술은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을, 저속에서는 민첩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 세단과 퍼포먼스 SUV 등에서 특히 유용하다.
기계적 구조와 전자제어가 함께 작동하며, 운전자의 조작 의도를 더욱 정밀하게 반영한다.


액티브 스티어링 (Active Steering)

액티브 스티어링은 차량의 속도와 조향각, 차량의 동적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조향비를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저속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조금만 돌려도 바퀴가 크게 회전하도록 하여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조향 감각을 묵직하게 만들어 차량의 직진 안정성을 높인다.
액티브 스티어링은 ESP, ABS, 서스펜션 제어 시스템과 통합 작동하며, 차량의 롤, 요, 피치 움직임을 고려해 조향을 보정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복잡한 알고리즘과 센서 기반 제어가 필요한 만큼, 고급 세단이나 플래그십 모델에만 탑재되는 경우가 많다.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Integral Active Steering)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은 한 단계 더 진보된 기술로, 전륜과 함께 후륜까지 능동적으로 조향하는 시스템이다.
저속에서는 후륜이 전륜과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여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전륜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여 차선 변경 시 안정성을 높인다.
이 시스템은 대형 세단, 고성능 스포츠카, 럭셔리 SUV 등에서 사용되며, 차체 크기에 관계없이 민첩한 조작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은 각기 다른 명칭으로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며, 조향 정확도 향상뿐 아니라 차선 자동 변경 기능, 반자율주행 기능과의 연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술 간 비교와 선택 기준

 

항목 적용 위치 특징 주로 사용되는 차량
C-MDPS 칼럼 구조 단순, 저가 소형차, 준중형차
R-MDPS 정밀, 고성능 중형 이상 세단, SUV
가변식 스티어링 랙 기반 조향비 자동 변화 스포츠 세단, 고급차
액티브 스티어링 랙 + 제어 조향 감각 보정 고급 세단, 플래그십
인테그럴 스티어링 전·후륜 모두 후륜까지 조향 대형 세단, 스포츠카

운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조향 감각인지, 승차감인지, 스포츠 주행인지에 따라 선택되는 조향 시스템이 달라진다. 제조사들은 이 기술을 차량 성격에 맞춰 차등 적용하고 있으며, 운전자의 체감 품질과 안전성, 자율주행 대응력까지 고려한 전략적 배치가 이뤄지고 있다.


마무리하며

조향 기술의 발전은 차량의 주행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과 운전의 즐거움, 나아가 자율주행 시대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EPS 이후 등장한 다양한 세부 기술들은 단순한 조향 보조를 넘어, 차량과 도로, 운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더욱 정밀하고 지능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되어 있다. 조향 기술은 더 이상 단순한 핸들 조작을 돕는 기술이 아니다. 차량의 성격을 규정짓고, 운전 경험을 정의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로 진화하고 있다.